Meet Our Friends
Meet Our Friends | 김성우 코치님
2020. 9. 27 | 썸머
 

바쁜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도🚊, 건강한 선택들이 쉽고 즐거워지길 바랍니다.

 

이 일을 가능하게 하는 썬나의 고맙고 멋진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

 

여덟 번째로 모신 분은, 달리기의 성지.케냐에서 만난 '행복한 러닝'을 나누는 김성우(@sung.woo.kimm)님 입니다.

 


Q. 성우님, 반갑습니다. 러닝 코치, 룰루레몬 엠베서더, <마인드풀러닝>의 작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계실것 같아요. 스스로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안녕하세요 썬나! 

‘내가 행복한 나만의 달리기’라고 정의하는 마인드풀러닝을 실천하고, 나누는 데에 시간을 많이 쓰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이 외에도 매일 마인드풀러닝 랜선 프로그램 커뮤니티 분들께 보내는 글을 쓰고, 요가를 하기도 합니다. 러너이자 코치이고, 작가입니다.

 

Q. 다재다능한 성우님, 반가워요😀. 스탠포드 공학대학에서 환경공학을 공부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러너가 된건가요?

대학교 4학년 때 ‘남들이 보기 좋은 삶’을 좇아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남들이 보았을 때 ‘성우는 환경공학을 공부해서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멋진 사람이구나’라는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해’라는 의무감 때문에 공부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리학 공부를 하고 있었고 신재생에너지와 담수화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스탠포드 대학원에는 합격한 상황이었죠.

 

많이 방황한 시기였어요. 처음으로 담배도 배우고. 거의 맨날 술을 마시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어요.

 

이때 다행히 달리기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달리기가 저를 ‘제정신’으로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었죠.

 

그런데 막상 스탠포드에가서 환경공학을 공부하는데, 제 주위의 친구들은 저보다 더 똑똑하면서도 이 공부가 재미있어서 하고 있더라고요. 눈빛이 달랐어요. 

 

‘아, 나보다 더 똑똑하면서 이 세상에 의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 의무감 하나로는 이 분야에서 잘 할 수도 없을 것 같고, 이 친구들에게 오히려 짐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생각보다는 직감에 의존하기로 했는데 그때 당시 저는 달리기가 가장 좋았어요. 매일 하루에 최소 2번 달리고 있을정도로요. 달릴 때만큼은 자유로웠고 그 순간에 몰입할 수 있었거든요.

 

'매일 달리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달리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고, 달리기로 먹고 살려면 ‘달리기 선수’가 되어야 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엘리트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Q. 아하, 그래서 케냐로 떠나셨군요. 달리기의 성지로 불리는 그 곳의 훈련은 어땠나요?

음, 처음에는 최고의 러너가 되기 위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고 어떻게 사는지 직접 경험하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들의 ‘빠름의 비밀’을 배우고 싶었죠.

 

하지만 정작 케냐에서 배운 건 ‘천천히 달리는 것의 힘’과 달리기에는 '비밀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케냐 선수들은 일요일은 온전한 휴식을 취했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달리기 훈련에 매진해요. 하지만 항상 힘들게, 빠르게 달리지 않았어요. 훈련 강도가 낮은 날들이 있고, 높은 날들이 있어요.

 

예를들어 월수금에는 정말 천천히 달리는 훈련 세션들이 많았어요. 케냐 여자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들과 강도 낮은 세션을 자주 달렸는데, 키로미터(km)당 6분 보다 느린 속도로 달렸어요.

 

풀마라톤 2:18~2:25 주자인 이 선수들에게는 너무도 쉬운 속도였죠. 그들은 천천히 달리면서 달리는 움직임을 잊지 않으며 몸과 마음에 휴식의 시간을 주고, 그다음 날 강한 훈련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했던 것이에요.

 

또 한가지, 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중장거리 달리기 선수가 될 수 있는 건 특별한 유전자나 훈련방식 때문이 아니라 ‘달리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 누구보다 노력하기 때문이라는걸 많이 느꼈어요.

 

제가 2015년, 2019년 2번 가서 총 16주의 시간을 보냈던 이텐 마을은, 해발 2,000m 이상에 위치한 마을이에요. 평지가 거의 없는 이 곳은 달리기에 정말 쉽지 않은 환경이죠(물론, 고지대여서 아침저녁이 항상 시원하긴 하지만요). 이러한 환경에서 선수들은 매일 최소 2번 달리고, 달리기 외에는 휴식을 취해요. 매일 먹고, 자고, 달리는 것만을 반복하죠. 

 

정말 잘 달리는 선수들의 삶은 수도승의 삶과도 같았어요. 정말로 달리기만을 위한 삶을 살죠. 간결하고, 정직하고, 깔끔하게.

 

 

Q. 성우님의 달리기 수업에는 '마인드풀'이라는 단어가 항상 붙어있더라고요. '마인드풀 러닝'이란 무엇인가요?

마인드풀러닝은 ‘내가 행복한 나만의 달리기’라고 정의해요. Mindfulness 단어는 고대 인도에서 쓰인 팔리어의 ‘Sati(awareness)’에서 왔다고 하는데, 결국 ‘자각하고 있는 상태’를 뜻하죠.

 

달릴 때 우리는 보통 나의 달리기를 하지 않고 남들의 기준에 맞춰서 나의 달리기를 바라봐요. 예를 들어 서브3(풀 마라톤을 3시간안에 완주하는 것), 10 under 40/50(10km 거리를 40/50분 안에 완주하는 것) 등의 기준으로요.

 

달릴 때 GPS 시계를 계속 쳐다보며 나의 속도와 거리를 계속 체크하고, 내가 남들의 기준에 얼만큼 가까운지, 혹은 그 기준보다 얼만큽 잘하는지에 따라 내 달리기를 평가하죠.

 

반면 마인드풀러닝에서는 나의 호흡과 나의 기분을 ‘자각’하면서 달려요. 이렇게 달려가면서 나에게 이로운 달리기를 발견합니다. 달리기 기준도 내가 스스로 만들어요. 내가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 얼마나 많은 거리를 달렸는지보다, 얼마나 즐겁고 자유롭게 달렸는지가 더 중요하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달리기에게 계속 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가 원하고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갖는 거죠. 그러다 보면 저절로 달리기는 내가 해낼 수 있는 시간과 거리, 빠름을 허락해주고, 나는 더 자유롭고 건강한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되죠.

 

 

Q. <마인드풀러닝 스쿨> 그리고 <마인드풀러닝 랜선클럽>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마인드풀러닝 스쿨은 마인드풀러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올해 만들었어요. ‘모두가 러너다’라는 슬로건 아래, 모두가 ‘내가 행복한 나만의 달리기’를 하도록 돕고 있죠.

 

올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대면 프로그램보다 비대면 프로그램들에 비중을 더 두고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마인드풀러닝 랜선클럽들이에요.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마인드풀러닝 30일 5분 달리기 도전>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한 달 30일 동안 매일 5분 달리는 커뮤니티에요.

 

참가자분들은 10명 내외 팀에 배정되고, 매일 제가 드리는 동기부여 및 마인드풀러닝 팁이 담긴 이메일을 읽고, 5분을 달리고, 그것을 기록하고 공유해요.

 

지금까지 200명 정도의 참가자분들이 참여하셨는데, 제가 기대한 것보다 참가자분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이 도전으로 삶이 바뀌었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Q.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 중, 시작을 망설이고있는 예비 러너들도 많을 것 같아요.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달리기는 오래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달리지 못하고 있어요.’

 

‘달릴 때마다 숨이 차는 것이 힘들어서 달리지 못하겠어요.’

 

5분 달리기 도전에 참가자 분들이 제게 해주신 말씀이에요. 

 

오래 할 필요 없고, 매번 숨이 찰 정도까지 힘들게 달릴 필요도 없어요. 1분만 달려도 되고, 걷는 속도이지만 달리는 움직임만 만들어도 달리기에요.

 

남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나를 맞추려 하지 말고, ‘달리기’를 궁금해하고, 탐험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천천히 달려보면 어떤 느낌일까? 호흡이 편한 속도로 달리면 어떤 느낌일까? 풀밭 위를 달리면? 언덕을 달리면?’

 

달리다가 힘들면 걸어도 되고, 정말 달리기 싫으면 안 달려도 괜찮아요. 러너라고 풀마라톤을 완주해야 한다거나, 10km 을 몇 분 안에 달려야 하는 건 아니에요.

 

1km, 5분이라도 내가 즐겁고 내가 행복하게 달릴 수 있다면 이미 러너에요. ‘애쓰며 잘 달리는 사람’보다, ‘행복하고 즐겁게 자신의 속도로 달리는 사람’이 더 멋지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저희의 단골 질문! 성우님에게 '건강한 삶'이란 무엇을 의미하나요?

 

음, 잘 비우는 삶이요!

 

숨을 잘 들이쉬려면 먼저 잘 내쉬어야 하고, 잘 먹으려면 그 전에 잘 비워야 해요. 잘 달리려면, 잘 달리려는 욕심을 비우고 달리기를 존중해야 해요. 

 

나만 채우려고 하면 배탈이나요. 잘 나눠야, 나도 잘 채울 수 있어요. 쉽진 않지만, 채우는 것보다 먼저 잘 비우려고 해요.

 

 

내가 할 수 있는 달리기를 하다 보면

내가 할 수 없던 달리기를 하게 된다

 

"When you consistently do the running you can, you get to do the running you couldn't bef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