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나도민 인터뷰
어제보다 5초 더 내가 가장 잘 아는 변화 | 김나리님 인터뷰
2021. 5. 3 | mango
 


어제보다 5초 더

내가 가장 잘 아는 변화

썬나도민 김나리 인터뷰

 

‘꾸준하다’는 말을 가만히 곱씹어보면 한없이 겸손해진다. 거기엔 무언가를 잊지 않으려는 의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의리를 지킨다고 해서 모든 걸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함이 말없이 건네는 선물이 있다면, 타인의 눈에 띄지 않아도 나만이 알아챌 수 있는 변화일 것이다.

썬데이나마스떼의 김나리 도민님이 ‘평생 못할 것 같은’ 머리서기를 멈추지 않고 연습하는 이유도 같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처음 요가를 만난 그는 요가가 안겨준 꾸준함의 선물을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Q. 나리님, 반갑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김나리라고 합니다. 교육 회사에서 8년 정도 마케팅을 해왔어요.

작년부터는 사이버대학교 20학번이기도 합니다. 전공은 스페인어예요. 
취미로 스페인어를 공부했거든요. 오래 하다 보니 뭔가 남겨두고 싶은 거예요. 학위라도 받자는 생각에 학교에서 공부하게 되었어요.

 

Q. 스페인어는 어떤 계기로 공부하게 되었나요?

예전에 대학교 다닐 때, 교양외국어로 스페인어를 접하고는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회사 다니면서 배울 취미를 찾다가 본격적으로 스페인어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요. 언어라는 게 꾸준히 안 하면 금방 잊어버리잖아요. 그래서 이제는 습관처럼 공부하고 있어요.

그러다 중간에 회사 잠깐 쉬고, 3개월간 스페인에 다녀왔거든요. 그때는 현지 어학원에 다니며 공부했는데요. 문화나 먹거리도 그렇고, 사람들이 재밌는 거예요. 말이 통하니까 더 재미있었어요.

 

Q. 3개월의 스페인 생활 중 특히 인상깊게 느낀 것이 있다면요?

일단 여유로운 분위기요. 좋게 말해서 ‘여유’지, 누군가는 느려 터졌다고 말할 수도 있어요. 남쪽의  ‘그라나다’라는 작은 도시였거든요.

항상 듣는 말이 “침착해", “괜찮아" 였어요. 저는 상점에서 계산할 때도 빨리 돈을 꺼내주려 허둥지둥하곤 했거든요. 그럴 때마다 천천히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죠. 그런 마음의 여유가 항상 부러웠어요. 쫓길 필요가 없다는 게 핵심인 것 같아요.

Q. 지금의 생활방식에 가장 영향을 준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람들과 교류하며 쌓은 추억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어요. 이방인으로서 그곳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마치 적금이나 저금통처럼 종종 꺼내 보는 기억이죠. 회사 일이 힘들 때면 그때 사진을 보며 ‘나중에 또 가야지’ 생각해요.

식습관에도 영향을 주었죠. 당시 룸메이트가 여러 명이었는데, 한 명 빼고 전부 비건이었어요. 프랑스, 독일, 브라질 등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비건 친구들과 생활하니 저도 덩달아 조심하며 음식을 먹게 됐어요. 게다가 그곳 마트에 비건 식품이 많았기에 더욱더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게 됐고요. 당시 책을 읽으며 축산업 환경의 문제도 이해하게 됐어요.

 

Q. 이후 작게나마 채식을 실천하신다고요. 계기가 있을까요?

썬나에서 채식을 주제로 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이영주 선생님의 인요가를 계기로 듣게 되었는데요. 그 수업 이후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썬나 수업이 이렇게 라이프스타일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낀 계기였죠. 제 생각과 삶의 방식을 많이 바꿔준 거라서.

사실 완벽한 비건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지금은 우유를 안 마셔요. 또 논비건(non-vegan) 음식을 SNS에 게재하지 않고, 평일 저녁에는 비건식 하기 정도를 실천하고 있어요.

Q. 요가의 매력에 어떻게 빠져들었나요?

고시생 시절 요가를 처음 접했어요. 취업 전 사법고시를 준비했던 먼 과거가 있거든요. 꿈이 변호사였어요. 매일 혼자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종일 앉아있고, 사람도 안 만나는 일상이었죠. ‘합격할 수 있을지, 합격 못 하면 뭘 먹고 살지 걱정도 많았고요.

그래서 운동은 해야겠는데, 헬스장은 가기 싫었거든요. 그러다 접한 게 요가예요. 요가만 하러 가면 공부할 때의 걱정을 다 잊게 되는 거예요. 그 점이 정말 좋았어요.

 

Q. 그러다 썬데이나마스떼를 만나셨다고요.

썬나도민이 된 결정적 이유는 수업마다 주제가 있다는 점이었어요. 다른 데서는 보기 힘든 구성이었거든요. 수업마다 콘셉트와 성격이 달라 호기심이 들었어요.

또 썬나에서 원데이클래스를 여러 번 들어보니 선생님들이 다 좋은 거예요. 사람의 결 자체가 비슷하달까요. 또 대형요가원에서는 자격증 등 약력 위주로 선생님을 소개하는데, 썬나는 선생님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줘서 좋았어요.

Q. 요가를 하면서 몸과 마음,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머리서기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어요. ‘나는 이거 평생 못하겠구나’ (웃음)
처음에는 분명히 5초밖에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30초를 하고 있는 거예요. 잠깐 쉬면 그새 또 잘 안 되고, 꾸준히 하면 그만큼 몇 초 더 늘어나요. 

남들이 알아챌 정도로 눈에 띄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는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되돌아오는 게 있어요. 그 점이 너무 재밌어요. 특히 하타요가 하면서 자주 느껴요. 한 자세로 오래 있으니까.

 

Q. 꾸준히 하는 게 정말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일하는 회사의 핵심 메시지도 “꾸준히 하세요"거든요. “이거 하면 백 점 맞아요”, “이거 하면 취업뽀개기 할 수 있어요”가 아니에요. 그게 제 삶의 방식에도 역으로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저도 그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꾸준히 이야기해야 하니까요. 그렇게 살지 않으면 완전히 거짓말쟁이가 되는 거잖아요.

 

Q. 가장 좋아하는 요가 동작이 있다면요?

사바아사나? (웃음)
어깨서기 자세요. 처음 요가 했을 때부터 그 자세가 자연스레 됐어요. 완벽하지 않더라도 다리가 서더라고요. 이 자세를 하면 몸 상태가 어떤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어 좋아요. 컨디션이 안 좋으면 허리가 잘 안 펴지거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기도 하고, 목요일쯤 되면 몸이 처지더라고요.

Q. 건강한 삶을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나요?

변화를 추구하는 삶으로요. 사람이 항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겐 항상 변화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어요. 새로운 걸 도전하는 것도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해를 돌아봤을 때, 변화하고 도전한 것이 꾸준히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Q. 다른 썬나도민들에게 인사를 남겨주실 수 있을까요?

썬나는 머리서기도 못하는 저조차 인터뷰해 주는 곳이에요. (웃음)
머리서기 못해도 썬나도민 될 수 있습니다. 많이들 오세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썬나도민 김나리 인스타그램 @zzammanb0

에디터 & 인터뷰어: 망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