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t Our Friends
Meet Our Friends | 황민연(베지미나)
2020. 5. 10 | 썸머
 

바쁜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도🚊, 건강한 선택들이 쉽고 즐거워지길 바랍니다.

이 일을 가능하게 하는 썬나의 고맙고 멋진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세번째로 모신 분은, 

채식한끼, 베지닥터 디자이너 '황민연(베지미나)'님(@veggie.mina)!


1. 베지미나(황민연)님의 소개 부탁드려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채식한끼, 베지닥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도서, 디자인 등 다양한 채식 컨텐츠를 만드는 베지미나 황민연이라고 합니다.


2. 사실 비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할 , 녹색창에 비건이라고 검색해보셨다면

베지미나님 블로그는 한번쯤 다녀와보셨을거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전문적인 정보까지 담긴 유익한 많은 글들을 남겨주고 계신데요.

많이 받으시는 질문이겠지만, 어떻게 비건을 시작하셨는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저는 채식에 원래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었어요. 자존감도 낮았고 허약한 체질이었습니다.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식습관이 엉망이었고 역류성 식도염이 심했기 때문에 몸이 아프다가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남들이 다 하는 닭가슴살 다이어트와 요가, 근력운동을 시작했었어요. 평소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우연히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이라는 다큐를 보고 그 다음날 바로 완전 채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닭가슴살, 연어, 그릭요거트, 리코타 치즈 등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근거들이 다큐에 상세히 나와있었고 납득이 가서 채식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채식을 한지는 곧 2년이 되어갑니다.


3. 닭가슴살 다이어트를 하시다가 바로 채식을 시작하셨다면, 변화에 대한 경계를 느끼셨을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채식하고 무엇이 달라지셨었나요?


처음에는 몸의 변화가 가장 컸어요. 역류성 식도염이 한달만에 사라졌고 변비도 없어졌습니다. 두통이나 생리통이 없어졌고 닭가슴살 다이어트로도 절대 안 빠지던 뱃살이 2주만에 사라지는 걸 보고 허탈함도 느꼈죠. 예전에는 매일 치즈를 먹어서 몸에서 냄새가 났었는데 체취도 변했고요. 체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어요. 


채식을 하다보니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윤리적인 문제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음식을 바꾸고 난 뒤 생각도 바뀌고, 성격도 바뀌고, 하고싶은 것도 바뀌고, 생활습관이 달라져서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4. 아 그럼 혹시, 그 변화가 직업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친건가요?


음, 예전에는 유능한 디자이너가 되어서 떵떵거리면서 사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런데 비건을 지향한 이후로는 돈, 명예, 인기 보다는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어요.


어차피 같은 시간을 쓰고 돈을 벌거라면 내가 좋아하는 일, 관심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 사회적으로 이로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뭘까, 비건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다보니 퇴사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게 되었어요. 


지금은 채식한끼와 베지닥터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직 채식 시장이 적다보니 디자인만 하는 건 아니라 기획도 하고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하게 될 때가 있는데요. 나의 라이프스타일이자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을 한다는 생각없이 즐겁게 하고 있어요.


5. 와, 굉장해요. 사실 추구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 어떤 분들에겐 비현실적으로 들리기도 같아요. 결정을 하시게 결정적 계기 같은 것이 있으신가요?


실제로 채식을 해보고 몸에 좋은 점들을 너무 잘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이걸 인터넷에라도 알려서 사람들이 더이상 속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서 ‘베지미나’ 블로그를 시작했던 게 첫 시작이었어요.


블로그가 점점 커지게 되면서 나중에는 비거니즘에 대해서도 다루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글들을 통해 비건에 관심을 가지고 유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들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비거니즘에 전혀 관심없던 분이 제 글을 통해 환경, 동물권에 대해서도 인지하게 되었다고 해주실 때 블로그를 하는 보람을 느껴요. 대부분 다이어트나 건강을 이유로 자연식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윤리적인 부분까지도 연결이 되면 비건 생활이 더 쉽게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때쯤 출판사 ‘사이몬북스’에서 연락이 와서 블로그의 내용을 책으로 내보자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일단 책을 준비하면서 뭐라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퇴사를 했고 <몸에도 미니멀리즘>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6. 책, 그리고 블로그, 채식한끼 디자이너까지! 채식에 관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계신데요. 작가님께서 대중과 가장 나누고 싶은 메시지나 가치는 무엇인가요?


생명존중에 대한 메시지예요. 저는 건강 때문에 채식을 시작했고 지금도 집에서는 가공식품을 즐겨먹지 않는 자연식물식을 지향하고 있어요.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방법 중 하나가 나에게 좋은 것을 연료로 넣어주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나를 위해 채식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다른 존재들에 대해서도 생각이 연결되었어요.


내가 소중하다면 다른 동식물, 자연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다른 존재들에게 해를 덜 끼치는 생활습관이 무엇일까 고민해보니 비건이었고요. 그래서 지금은 윤리적인 이유로 비건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7. 블로그나 채식한끼에서 일하시면서 많은 비건, 채식인, 그리고 비채식인분들과 소통하셨을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우리가 비건의 진정한 가치를 나눌 있다고 생각하세요?


블로그를 오래 해보면서 느낀 것은 논비건을 비난하거나, 공격하거나, 화를 내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완강하게 이야기했었어요.


그런데 ‘너는 고기를 먹고 있으니 잘못했어!'라는 느낌을 주면 상대방이 오히려 반감을 가지기가 쉽고 나 또한 사람을 대할 때 선입견이 생겨버립니다.


채식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는 채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의 수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부터 바로 채식해!’하기 보다,
‘육식을 좀 줄여보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 받아들이기에 쉽고, 동물권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채식으로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점에 대해 알리는 것이 관심을 끌기는 쉽더라고요. 실제 채식으로 자신의 몸이 건강해지면 윤리적인 부분도 받아들이기가 쉽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몸에도 미니멀리즘>이라는 책을 쓴 이유도 이와 같아요. 원래는 비거니즘에 대해서만 글을 쓰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비건에 관심있는 소수의 사람들만 읽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이 관심가지는 건강과 미니멀리즘에 대해서 음식과 엮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고, 환경과 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사이사이에 넣는 방식으로 출판사와 나름대로 전략을 짰었어요.


일단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채식 자체에 거부감없이 발을 들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야 비건의 진정한 가치도 결국에는 귀기울여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8.아하. 그럼 한국의 비건문화에 대해서도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한국의 비건문화의 지금과 앞으로는 어떤 모습일까요?

원래 한식을 떠올려보면 굉장히 채식 친화적이고 디저트도 전통 차나 떡 같은 것이 많은데, 서구화되면서 거의 모든 음식에 고기, 치즈, 유제품이 들어가게 되었죠.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한국은 굉장히 채식친화적이다’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식당을 둘러보면 꼭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비빔밥을 시켜도 고기와 계란이 들어가고 육류가 메인이 됩니다. 국에는 멸치육수가 들어가고 김치에도 젓갈이 들어가죠. 그래서 식당에서 메인메뉴를 시키기보다는 밥과 같이 나오는 기본 나물반찬을 먹는 게 더 채식친화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해요.  


아직 한국에서는 육식 문화가 널리 학습되어졌기 때문에 사고를 바꾸는 것이 어려운건 사실이에요. 그래도 환경오염이나 건강문제들이 꾸준히 이슈화되고 있어, 조금씩 ‘채식이 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되구나’ 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는것 같아요.


‘채식하는 인구가 늘어나야 채식식당이 늘어날 것이다’와 ‘채식식당이 늘어나야 채식인구가 늘어날 것이다’ 중 어느 하나만 딱 중요하다고 꼬집기는 힘든 것 같아요.

채식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도 채식을 지향하는 인구가 늘어나서 개선사항을 이야기하고 수요가 있으면 시장은 결국 바뀔테니까요.

채식이 트렌드가 되면서 대기업들이 식물성 대체육을 많이 손대고 있기도 하고, 인기있는 비건 식당도 많아졌어요. 식당 주인이 비건이 아니더라도 비건 손님들의 수요를 위해 비건 메뉴를 넣는 경우도 있고요.


그러니, 채식문화가 더 자리잡히기 위해서는 지금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들 한명한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면 한국도 앞으로 미국, 캐나다, 유럽처럼 자연스럽게 채식 옵션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 비건은 단순히 야채만 먹는 식단이 아닌, 삶의 철학이고 가치이죠. 우리 사회에 건강한 비거니즘을 정착시키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것들이 있을까요?


비건의 이유가 더욱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부분 사람들은 채식을 단순히 편식이나 특이사항이라고 받아들이기 쉬운데요. 비거니즘이 편식하는 식습관이 아닌 동물보호, 환경보호, 인권보호로 인식되어야 자기 자신이 채식을 하지 않더라도 비건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해주고, 더 쉽게 실천을 할 수 있게 응원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약속이 있을 때 비건 옵션이 있는 식당을 선택하거나, 식당 주인이라면 비건 옵션을 메뉴에 추가하거나, 학교나 군대 급식에서 채식을 지지하거나 등등 좀더 채식 친화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대로 비건을 실천하는 분들 역시 비건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고 비난하고 화내는 것도 줄여야하겠구요. 결국 개개인이 나쁘고 비도덕적이라서 육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학습되어져 그런 경우가 많으니까요. 동물성음식이 건강하다고 배웠기 때문에,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는 것은 괜찮다고 배웠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어릴 때부터 육식을 하게 된 것이죠. 결국에는 모두가 육식 중심 시스템의 피해자라고 생각해요.


대신 이런 정보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지 고민하는것과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내가 비건지향을 즐겁게 하다보면 주변사람들도 좋은 영향을 받더라구요.


10. , 작가님, 오늘 비건에 대한 많은 경험과, 고민들, 유익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도 알려주세요!


앞으로 채식관련 일을 하면서 더 넓게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자존감, 명상까지도 확장해보고 싶습니다. 채식을 해도 무기력함과 분노로 행복해 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요.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미워하고 바뀌지 않는 세상에 분노를 하죠. 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는데 명상을 하고 자존감을 높이면서 나아지게 되었거든요.


앵그리 비건들을 위한 마음관리법, 자존감 낮은 사람들이 남 눈치보지 않고 채식하는 법, 다이어트와 자존감, 자연식물식하면서 폭식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강의도 진행해보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비건의 가치를 알고, 또 비건을 실천하면서도 즐겁고 행복하게 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여정에 저도 정말 함께 하고 싶네요! 앞으로의 활동들 기대하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