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배혜진입니다.
우선 첫 주 수업이 끝나고 과제 안내가 많이 늦어져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려요. 지난 일요일 3시, ‘요가로 나를 만나고, 문장에 나를 담다’ 첫 수업을 마치고 제 안에선 여러 가지 물음이 많았어요. 통째로 날아가버린 것만 같은 2020년 끝자락을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담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수업이었습니다만. 글과 요가를 함께하는 수련은 정해진 시간 안에 요가와 글을 완벽하게 5:5로 해내기란 사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첫 수련을 마치고 설렘과 염려가 공존하더라구요. 그러나 그것마저 욕심과 조바심에서 기인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썬데이나마스떼에서 처음 시도해보는 이 4주를, 우리가 같이 만들어가는 수련으로 삼고 한 주 한 주 내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주어진 현재를 감사하며 보낼 수 있도록, 저와 함께 ‘다라나’해요.
1.
이번주 글쓰기의 제재는 다라나(Dhrana)입니다. 다라나는 ‘응념’이란 뜻으로, 집중력을 한데 모으는 마음을 가리킵니다. 가령 비행기를 아주 좋아하는 어린 아이가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 모형을 만들게 됐을 때의 몰입 상태를 상상해보면 우리는 다라나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다라나는, 요가의 8단계 중 6단계에 해당하며 깊고 고요한 명상으로 나아가는 과정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11월 22일, 첫 번째 수련에서 ‘숨 바라보기’를 주제로 느리게 몸을 움직이고 마음이 다른 곳으로 이탈하는 일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했어요. 그리고 매트 위에서의 다라나 연습이 일상에서도 가능해질 수 있도록, 요가를 내 삶으로 초대하는 힘을 기르자고 이야기했죠.
어떤 대상에 사로잡혔을 때,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살아가는 힘이 부족해지곤 합니다. 우리가 매트 수련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르고자 하는 것은 좋고 나쁜 기복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고요하고 평온하게 ‘현재’를 살아가는 힘이에요. 사념에서 벗어나 내가 있는 여기에 응념하는 것이요. 함께했던 70분의 수련을 통해 숨 바라보기를 연습했고, 이제 그것을 일상에서 얼마나 적용해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첫 번째 시즌 첫 주차 수업이다보니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런 것 저런 것 떠나 서로 다른 우리가 이곳에 모여 각자의 다라나를 이야기하는 장이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다행스러운 것 같아요.
2.
이번주에는 여러분 일상에서의 다라나,를 자유롭고 안전하게 펼쳐내주세요. 한 편의 이야기여도 좋고, 생각날 때마다 써주셔도 좋겠습니다. 덧붙여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라는 물음에 자기만의 답을 보태 적어주시면, 앞으로 남은 3주 동안 기록할 현재를 더 선명하게 기획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왜 쓰는가, 라는 물음에, 내면의 담화를 거쳐 문장으로 남겨주시면 29일 수련에서 더욱 의미있는 글-요가 시간을 만들 수 있겠습니다. 그럼, 우리가 그날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유롭고 편안하게,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맘껏 풀어내주세요. 29일 수련에서 만나요.